최근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있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들 수 있는데, 특히 아프리카의 비중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개발원조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머물렀으나, 국제개발에서 한국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2019년에는 그 비중이 25%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한국의 개발원조 확대와 코로나 대응을 위한 국제원조의 연대 등이 결부되면서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ODA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런 점에 주목하고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한국이 그동안 제공한 ODA에 대한 평가 등을 바탕으로 한국이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개발협력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했다.
본 연구의 내용을 축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아프리카의 빈곤을 대변하는 5대 질병을 살펴보고, 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의료보건 분야에서의 인프라, 행정시스템, 거버넌스, 정책 등 제반 환경을 살펴보았다. 주요 질병을 살펴보면, 신생아 질환, HIV/AIDS, 하기도 감염, 설사질환, 말라리아 등이 주요 질병부담 및 사망 원인이었으며 5개 중점협력국에서도(에티오피아, 가나, 세네갈, 우간다, 탄자니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5개국의 특징적인 부분은 HIV/AIDS, 말라리아 등 국제사회의 재원이 많이 투입된 질병은 빠른 감소세를 보였으나 그렇지 않은 신생아 질환, 심장질환 등은 감소세가 더디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신생아 질환의 경우 출생과 생후 신생아를 관리할 수 있는 보건의료 전문인력 구축이 필수적이나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사망자 수와 질병부담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장질환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 혈관질환과 과체중 및 비만 증가의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질병부담이 증가하였다. 아프리카에서는 낙후된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성, 기술 등의 원인으로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의 대부분이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소수만이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와 5개 중점협력국의 보건의료 행정체계는 매우 열악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와 5개국은 감염관리 실천도 및 의료장비 사용 가능성, 공중보건 위기 시 의료종사자 의사소통, 1차 의료기관ㆍ병원ㆍ지역사회 의료서비스 보건 역량 등이 열악하였다. 또한 5개국은 검역 의무사항 이행 및 정기적 검역 수행, 검역 감지ㆍ대응체계 등의 검역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구축되어 있어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한편 아프리카의 보건의료 국제규범 준수를 위한 거버넌스는 세계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었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와 5개국은 국가 공약, IHR 보고서 작성, 비상사태 대비 재정지원 등이 높은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었다. 추가적으로 보건의료 거버넌스 중 실험실 진단체계와 공중보건 대비 계획 및 이행 관련 거버넌스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사회의 SDGs 보건의료 전략은 △ 아동 및 모성사망률 감소 △ HIV/ AIDS, 말라리아 등의 감염병 퇴치 △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 감소 △ 건강을 위협하는 약물남용, 교통사고, 공해 및 오염 등의 외부요인 감소 △ 필수 보건의료 서비스 보장 등 포괄적인 보건의료 개선방안을 포함하였다. WHO의 경우 감염병 종식, 건강 보장, 복지 증진 등을 위해 HIV/AIDS, 바이러스성 간염, 성 매개질환 등 감염병 중심의 정책을 고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프리카 지역전략인 아프리카 어젠다 2063, 아프리카 보건전략 등은 SDGs와 유사하게 아동 및 모성사망률 감소, 감염병 및 비감염병 질환 감소, 보건체계 개선 등 포괄적인 보건의료 개선방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여기에 보건 전문인력 구축을 위한 재정지원, 연구개발 등이 추가되었다. 5개 중점협력국의 보건의료 전략은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건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포함하였다. 주요 공여국 및 공여기관인 미국과 글로벌펀드의 보건전략은 감염병 질환 퇴치를 위한 예방ㆍ감지ㆍ대응이 중심이었다면 영국의 보건전략은 공중보건 개선 및 보건의료 위협요인 대응 중심이었다.
제3장에서는 한국의 對아프리카 보건의료 전략과 그동안의 보건 분야 지원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에 제공한 ODA를 ‘기획의 관점’에서 종합평가하였다. 한국은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을 최상위 ODA 전략으로 수립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 규모를 점진적으로 증대시켜왔다. 원조 규모 확대와 더불어 MDGs 달성을 목표로 제한되어왔던 지난 10년간과 달리 보다 다변화되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한 아프리카 협력전략을 제시하는 변화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보건의료 협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만큼 원조기관별로도 보건의료 협력 전략을 확대하는 추이를 보였는데, KOICA는 ‘ABC 프로그램’ 을 도입하여 코로나19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ㆍ탐지ㆍ대응 역량 및 감염병 대응 연구, 연대 네트워크 강화 등 중기적으로 감염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수출입은행 또한 ‘Post-코로나 EDCF 운용 전략’을 통해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질병관리체계 지원, 병원 건축, 의료기자재 공급 등의 인프라 지원전략을 마련하고 저금리로 운용할 수 있는 응급차관제도를 도입하였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에 총 6억 7,000만 달러를 지원하였는데 2011년 1,200만 달러에서 2019년 4,700만 달러로 약 4배 증가하였다. 주요 지원 분야는 중점협력국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는데 서부 해안국인 가나와 세네갈은 식수위생을 중심으로, 동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의 경우에는 일반보건을 중심으로 지원하였다. CRS 목적코드로 분리하여 보았을 때, 한국은 일반보건과 기초보건 사업의 경우 수원국의 공공기관과 협력하는 사례가 미국, 영국, 스위스 등 타 국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일반보건의 경우 공공기관과의 협력 사업이 94.1%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스위스의 경우에는 교육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비중이 58.8%로 나타나 전략적으로 보건연구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모자보건 및 인구정책 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NGO나 다자기구를 통한 협력 비중도 높게 나타났는데 연구기관이나 민간기관과의 협력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 절반의 사업은 공공기관을 통해 수행되고 있었다. 아프리카 보건의료 원조 규모가 43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경우에는 수원국의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NGO, 민간기구, 연구기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원조사업을 하고 있는 주체가 정부의 원조기관인 USAID외에도 다수의 민관기관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처나 지역자치구 등 공공기관의 역할이 큼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국가들의 보건위생환경 및 대응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원조 수요와 그에 따른 지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단순 사업 단위의 운영에서 종합적인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도 크게 증가하였다. 본 보고서는 이와 같은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의 사업 경험을 평가하고 변화하는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한국의 개발협력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는데, 특히 ODA 사업의 ‘기획’ 단계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고자 하였다. 기획은 사업의 운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반 작업이자, 동시에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수원국과 기타 공여기관이 시그널을 주어 기관간 사업 연계를 통해 개발원조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평가 대상은 자료의 접근성과 공개 여부를 고려하여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국가협력전략(CPS)상 보건의료가 포함된 아프리카 5개 중점협력국(가나, 세네갈,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에서 KOICA가 시행한 프로젝트 사업으로 한정하였다. 평가 기준은 OECD DAC의 평가 기준을 준수하되, 효과적인 사업 기획을 위해 연구진이 이상점으로 여기는 부분들을 반영하여 평가항목을 조정하였다. 또한 보건의료에는 재정, 인프라, 인력, 제도 등 다층적인 요소들이 포함되는데, 사업의 성격에 따라 이러한 요소들이 다르게 상호작용함을 고려하여 유사한 사업들을 클러스터링하여 클러스터별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평가 결과 현지 정부의 정책이나 사업시행기관의 전략에 대한 적절성 지표는 모든 클러스터에 걸쳐 기획 단계에서 많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효율성과 효과성, 영향력 및 지속가능성 측면은 클러스터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특히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수행한 협력사업 클러스터의 경우 KOICA에서 직접 수행한 사업보다 대체적으로 전 항목에 걸쳐 높은 점수를 받으며 특히 효율성의 경우 사전에 사업효용성 분석 등을 통해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자 한 의도가 보였다. KOICA에서 직접 수행한 인구정책ㆍ시책 및 생식보건 클러스터나 일반보건 클러스터의 경우 효율성과 효과성, 영향력 및 지속가능성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는데 위험관리나 행정적 규제, 일관된 기획 절차 등의 고려가 향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미 KOICA 내부에서도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사업 기획을 체계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므로 기획 단계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개발 수요와 공급 간에는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제4장에서는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개발협력 수요 분석을 실시했다. 제4장에서는 의사결정나무 분석(decision tree analysis)과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사용하여 아프리카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개발협력 수요 분석을 실시했다. 전자의 의사결정나무 분석은 아프리카 국가 유형별 보건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건 분야의 ODA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표는 바로 영아사망률과 모성사망률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지표들은 기대수명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며 국가경쟁력이나 1인당 GDP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둘째, 5개 중점협력국의 경우 기대수명이 64세이나 영아사망률을 천 명당 28명으로 낮춘다면 기대수명 수준이 지금보다 약 9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영아사망률을 낮추기 위하여 5개 중점협력국에 다양한 보건 ODA 사업이 필요하다. 셋째, 아프리카 국가를 의사결정나무 분석에 의하여 구분할 때 가장 기대수명이 낮은 국가의 그룹은 기대수명이 54세에 그치고 있다. 이 국가 그룹은 영아 사망자 수가 천 명당 56.5명보다 높고, 산모사망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723명보다 높은 국가들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영아사망자 수 및 산모 사망자 수를 낮추기 위한 보건의료 사업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
후자의 텍스트 마이닝 분석은 세부영역별 보건 ODA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향후 아프리카 보건 수요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영아 및 어린이 사망과 산모 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한 수요이다. 영아 및 어린이 사망률을 감소시킬 필요성이 있으며, 이는 산모들의 임신 과정과도 관련됨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아프리카에서 문제가 되어온 항목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보건 ODA 사업이 늘어나야 함을 말해 준다. 둘째, HIV/AIDS 감염에 대한 예방책과 관련된 수요이다. 아프리카의 HIV/AIDS 환자가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HIV/AIDS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ODA 보건 사업의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물(water)과 관련된 위험성으로서 특히 집단(마을, 학교 등)적 차원의 위험성을 시사해 준다. 물 분야에 대한 수요에는 아프리카 내 상하수도 시설 미비,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 등의 요소가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도 식수위생에 대해 꾸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넷째, 말라리아와 결핵같은 감염병에 대해서도 사례 관리 등의 정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다섯째는 간호사 교육과 관련된 수요이다. 이는 간호 인력의 역량 강화 문제로서 특히 지역 수준에서의 병원이 주요 대상이다. 여섯째, 지역사회 단위에서의 시설과 인력 양성 문제를 제기해 주고 있다. 일곱째는 보건의료 분야의 거버넌스와 관련된 수요로서 건강관리 관련 예산 및 거버넌스와 관련되는 것으로서 보건 서비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일곱 가지 수요 중 영유아, 3대 주요 질병(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식수위생 분야는 아프리카 각국과 국제사회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재정을 투자하고 있으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 인력 교육, 지역사회 단위에서의 시설 개선 및 인력 양성, 보건의료 거버넌스 분야는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인식되었던 측면이 있다.
제5장에서는 제2장, 제3장, 제4장에서 분석한 내용을 종합 정리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 이에 기초하여 한국의 아프리카 보건의료 ODA의 전략적 추진방안을 모색하였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중점협력국 5개국(가나, 세네갈,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은 보건의료 환경 개선에도 불구하고 질병부담이 높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보건의료 거버넌스 체계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 체계 및 커뮤니케이션 체계 개선에 대한 수요가 확연히 증가했다. 미국 개발원조청(USAID), 호주 개발원조청(AusAID) 등은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협력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파악하고 위험관리계획 측면에서 보건의료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초보건, 모자성생식 보건 등에 대한 지원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기존에 지원하고 있는 분야뿐 아니라 현지의 보건의료 거버넌스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보편적 건강 보장, 응급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 측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 국가들은 1974년 부카레스트 컨퍼런스 이래 지속적으로 보건의료 분야 개선을 위해 공통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아프리카연합은 2006년 아부자 선언을 통해 말라리아, 에이즈, 결핵 등의 3대 질병 퇴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 파트너십을 통한 보건의료 개선 전략을 구체화했다. 또한 최근 들어 감염병 퇴치, 보편적 건강보장과 같이 3대 질병과 모자성생식 보건 외의 분야에 대한 공동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연합은 SDGs 보건의료 목표와의 연계성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마푸토 행동계획, 아프리카 에이즈ㆍ결핵ㆍ말라리아 종식 촉진 프레임워크, 아프리카 건강 전략 등 주요 목표를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WHO를 중심으로 보편적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보건의료 서비스 전달 효율성 강화, 공중보건 위기로부터의 보호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 가지 10억(Triple Billion)’과 같은 목표가 수립되었다. 또한 질병 간 분절화 방지를 위해 표적화, 생애주기 접근법, 개인의 특성에 따른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3대 질병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생애주기별 보건의료 주요 분야에 대한 협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생애주기별 영양 및 보건 서비스, 감염병 및 비감염성 질환, 노년층을 위한 사회 서비스 등 부수적으로 여겨졌던 분야에 대한 협력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나 등 일부 국가에서 성인병, 교통사고 등에 의한 질병부담과 사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3대 감염병과 모자성생식 보건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공여 전략에도 다소간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ODA 규모 확대, 민관협력 규모 확대, 감염병 대응, 보건의료 체계 구축, 기초위생 인프라 구축과 같은 분야에 대한 전략을 강화하였다. 그러나 더욱 통합적이고 분절화되지 않은 원조를 시행하기 위해서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프로그램 접근과 함께 맞춤형 목표 제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이카는 Thaddeus and Maine(1994)의 모성사망 지연 모형을 이용해서 모성사망률을 낮추는 데에 필요한 세 가지 주요 요인에 대한 개입(intervention)을 중심으로 보건의료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모성사망뿐만 아니라 기초보건, 일반보건, 식수위생, 감염병, 영유아 사망과 같은 분야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건의료 공여사업의 프로그램화를 통해 국제사회 및 우리나라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USAID는 보건의료 분야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목표 수립을 통해 목표에 부합하는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을 수립해서 원조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업효과성 제고를 위해 프로그램 단위로 접근하되 보건의료 분야 핵심목표 달성을 위한 활동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분야 원조사업 효과 개선을 위해서는 현지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축적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업 대상지의 수혜자 파악을 위해서 현지조사가 보다 심층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조사 기간, 예산 등과 같은 물리적 제약조건이 있는 상황에서는 사업 수혜 대상자의 수요에 대해서 파악하는 데에 한계점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주로 협력국 담당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현지의 수요를 파악하는 등 대안적인 자료수집이 주로 이뤄졌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지역 전문가가 사전 혹은 기획조사에 참여하는 방법, 인구 및 보건조사(DHS)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사업 대상지의 보건의료 현황을 파악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의 보건의료 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중점협력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감염병 발생에 대한 위기관리 종합체계가 구축되어 있으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보건의료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반면 아프리카 중점협력국들은 디지털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보건의료 협력 시 전달체계 수립에 대한 협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을 것이다. 또한 기초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보건소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점협력국 5개국의 2차~3차 병원은 주로 도시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이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지역 보건소를 이용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했을 때 보건소 내 지역보건인력(Community Health Worker)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ICT를 활용할 경우 보건소 등의 의료 및 제약물품에 대한 준실시간 관리가 가능해지고 의약품 부족으로 인한 치료 지연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ICT를 활용한 제약공급망 관리도 유망한 협력 분야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한국의 감염병 진단ㆍ추적ㆍ감시체계 전수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감염병 검사소 역량 강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인적자원 역량 강화와 같이 중점협력국 5개국의 감염병 진단 및 추적체계 형성을 위한 협력 확대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열대성 질환의 모바일 진단 장비를 개발 및 시험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진단체계 구축은 특히 아프리카 농촌 지역민들의 질병 진단율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협력 분야를 연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프리카 중점협력국 5개국에서 공공의료보험체계가 구축된 국가는 아직까지 없다. 여기에는 국가 재원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공의료보험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의료 서비스 비용이 비싸게 책정되며 이에 따라 본인부담금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