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간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수출입 물품의 품목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로 인해 품목분류에 따라 이뤄지는 수출입 통관절차에서 기업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통관절차에서 품목분류는 관세 적용뿐만 아니라 수출입 관련 인허가 대상인지의 판단 기준이기도 하지만 관련된 정부 부처간에도 품목분류에 대한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 품목분류 통일을 위한 국내외 노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수출입 통관 시기에 맞는 명확한 법 적용 기준을 알기 어렵다. 수출입 통관에 관여하는 여러 정부 기관 중 어느 기관에서, 언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기업이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통관 시간은 길어지고, 비용은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관절차를 밟아야 하는 수출입 기업의 비용은 증가 일로에 있다.
이 연구는 통관절차에서 늘어난 기업의 법 준수 비용을 싱글윈도우를 통해 합리화하는 방안을 찾고자 시작됐다. 싱글윈도우는 무역 관련 모든 법적 요구 절차를 하나의 제출처(One Submission)에서 처리하도록 간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관세청도 세관에 대한 ‘수출입신고’와 수출입 법령의 요구 조건을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요건확인’ 절차를 단일 창구에서 처리하는 싱글윈도우, ‘통관단일창구’를 2006년 도입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통관단일창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증가한 통관절차를 간소화하여 기업의 법 준수 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지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방안과 시사점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연구 배경과 목적, 연구방법론과 연구의 구성을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에 대한 선행연구와 싱글윈도우의 개념, 해외 도입 현황과 사례를 살핀다. 제3장에서는 통관단일창구의 절차 단일화 현황을 기술, 조직, 제도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평가한다. 제4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통관절차의 통합과 단일화가 필요한 이유를 정리하고, 미국 싱글윈도우의 절차 통합사례를 통해 절차 통합의 방향성을 확인한다. 제5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하고 시사점과 정책적 제언을 담아 결론을 도출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에 대한 선행연구를 정리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전자정부 도입이 매번 좌절됐던 이유와 해결책을 정리해 정부 조직은 공공정보의 소유자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제도와 조직적인 강제, 동시에 신뢰 형성을 위한 하위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지속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 이 장에서는 2010년 58개 세계관세기구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싱글윈도우의 세계적인 도입 현황을 살폈다. 또 미국정부가 싱글윈도우를 통해 정부 부처간 절차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26년간 법적 프레임워크와 조직 구축에 기울인 노력을 소개한다.
제3장에서는 통관단일창구를 통한 수출입 통관절차의 통합과 단일화 현황을 기술, 조직, 제도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를 정리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봤을 때 통관단일창구에서 수출입신고와 요건확인 절차간 단일화는 미미했다. 현재 통관단일창구에서 총 31개 요건확인기관의 63개 관련 표준서식을 사용해 요건확인의 약 95%를 처리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수출입 기업이 수출입신고 시에는 별도의 사용자 프로그램을 사용하므로 두 절차는 분리되어 이뤄진다.
조직적인 면에서 통관단일창구의 리더십은 관세청이 갖고 있지만, 법 규정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절차 통합을 위한 정부 부처간 협력 조직도 존재하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통관단일창구의 확장, 통합 추진 계획과 현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