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밤하늘에 별이 뜨고, 비 온 뒤 고운 무지개가 뜨고, 붉은 악마 응원단이 뜨고, 핸드폰 문자 메시지가 뜨고, 모유 대신 분유가 뜨고...... '전염'이라고 하면 우리는 감기나 독감, 아니면 에이즈 바이러스와 같은 대단히 특수하고 생물학적인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패션에도 범죄에도 전염이 있고, 그 외 모든 것들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 그리고 모든 전염에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있다. 티핑포인트의 세계는 예기치 못한 것들이 가능하게 되는 그런 공간이다. 우리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티핑'의 사전적 의미는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다. 균형이 무너지고 이어서 균형을 유지하던 두 세력중 한 세력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자연의 신비가 조화를 이루는 아기를 위한 최상의 식품인 모유를 밀어내고, 지금 한국사회에서 태어난 아기 10명중 9명은 인공적인 분유의 맛에 길들여져 양육(혼합 또는 완전)되는 사회적 '전염현상'에 걸려 있다. 이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뜨는' 현상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2. '모유수유: 갈수록 줄어드는 한국 vs 늘어나는 선진국
현대 사회가 아무리 다양성과 차별성으로 특징 지워진다고 해도, '엄마젖 먹이기' 만큼은 세계 어디에서나 변함 없는 매우 보편적인 가치이다. 전세계 건강사령관인 WHO 사무총장과 UNICEF 총재는 이미 1989년에 공동선언을 통하여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산업사회나 전통사회, 남반구나 북반구 등 각각의 나라들이 처하고 있는 서로 다른 특성에도 불구하고, 모성의 역할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모유수유는 결코 차등 없이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이다"라고 전 세계를 향하여 메시지를 전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부끄럽게도 최근에 올수록 모유수유실천율이 더욱 낮아져, 그야말로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17년 전인 1985년에 태어난 아기는 59%가 완전모유수유의 혜택을 누리면서 자라났지만,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00년에 태어난 아기는 불과 10%만이 완전히 엄마 젖으로 양육되었다(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0년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실태조사). 2000년 한해동안 63만 7천명의 아기들이 '밀레니엄 베이비'라는 축복 속에서 태어났지만, '완전모유수유'라는 '건강상의 축복'을 누린 아기는 6만 5천명에 불과하였다. 나머지 아기들은 분유와 혼합(41만 4천명)하여 양육되거나, 완전히 분유만(15만 8천명)으로 키워지는 건강상의 불이익을 받았다. 더욱이 교육을 많이 받은 어머니일수록 모유수유율은 낮게 나타났다. 중졸이하의 여성은 100명중 20명이 모유를 수유하였는데 비하여, 대학을 졸업한 여성은 100명중 8명만 모유를 수유하였다. <그림 1> 지난 15년간 모유수유율의 감소양상 비교 한 때 인공수유율이 매우 높았던 선진국 여성들이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근년에 올수록 높은 모유수유율을 보이고 있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유럽국가 75%('95년), 미국 54%('92년), 일본 45%('95년) 등으로 모유수유는 이미 '글로벌'한 양육방식으로 '뜨고' 있다. <그림 2> 국제간 모유수유율의 비교
3. 모유수유의 장점
모유수유의 장점에 대하여 국제적으로 쏟아지는 연구결과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잘 알고 있듯이 우선 엄마 젖에는 아기를 위한 면역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초유에는 A형 면역글로블린이 있어, 무균상태인 아기의 장을 튼튼하게 해서 혈액에 침투하는 바이러스에 방어하도록 한다. 엄마 젖의 면역성분은 아기가 설사, 위장 등 소화기 감염, 호흡기 감염, 알레르기 등에 적게 걸리도록 한다. 또한 엄마 젖 속의 임파구, 대식세포 등 살아있는 세포들은 아기가 질병과 싸워 이기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