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앵커>
올해는 6·25 정전협정을 맺은 지 7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발굴된 무기와 유품 전시가 경기도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시 현장을, 박하영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하영 국민기자>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민족의 비극 6·25 전쟁! 정전 협정과 함께 3년여간 이어졌던 포성이 멈췄는데요.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 바로 DMZ, 즉 비무장지대입니다.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각국 2킬로미터씩 뒤로 물러난 지역인 비무장지대! 전쟁의 상처와 함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데요.
하단> 경기도박물관 / 경기도 용인시
"이곳은 비무장지대의 양면을 보여주는 특별전시가 열린 경기도박물관, 발굴된 유물 6백여 점이 공개됐습니다."
인터뷰> 김기섭 / 경기도박물관장
"평화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DMZ를 통해서 그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6.25 전쟁 당시 사용했던 M1 소총 등 다양한 무기들, 심리전 목적으로 UN군과 공산군 양측이 서로 뿌렸던 '삐라'로 불리는 전단지, 처음 보는 어린이는 궁금하기만 합니다.
현장음>
"엄마 이게 뭐예요?"
"이게 삐라(전단지)구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수습한 전사자 유품도 3백80점 전시됐는데요.
녹슨 철모와 전투화 등 군용장비부터, 만년필과 숟가락 등 개인 소지품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변예서 / 경기도 화성시
"(6·25전쟁이) 역사로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게 와닿았어요."
인터뷰> 김정연 / 경기도 고양시
"후손들이 잊지 말고 살아야 되겠다는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국군 용사가 12만 천여 명에 이르지만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10명뿐, 이 가운데 여섯 전사자의 유품이 공개됐는데요.
가장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에 참여한 편귀만 하사의 만년필, 한자로 새겨진 이름이 또렷이 남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인터뷰> 임제민 / 경기도 용인시
"상상해 보니까 정말 안타깝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서식하는 국내 멸종위기 동식물만 102종이나 될 정도, 산양과 두루미, 반달가슴곰 등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데요.
70년이 흐르는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특별전은 문화재청과 경기도, 강원도가 공동으로 지난 2년 가까이 비무장지대 실태를 조사해 거둔 성과물입니다.
전화 인터뷰> 황보경 / 세종대학교 박물관 학예주임
"구석기인들이 살았던 생활 유적들은 상당히 넓은 범위에 걸쳐서 확인됐다는 게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는데요.
6·25 전쟁 이전에 비무장지대에 있었던 철원역과 백화점 등이 들어서 있던 마을 모습을 증강현실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정세린 / 경기도 고양시
"책이나 그런 것으로 봤을 땐 '그랬었구나, 안타깝다' 이 생각만 들었는데 여기 오니까 더욱 실감 나고..."